3대 메가프로젝트, 어딘가 익숙한 ‘그 방식’을 넘어설 수 있을까

3대 메가프로젝트, 어딘가 익숙한 ‘그 방식’을 넘어설 수 있을까

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핵심은 반도체, 피지컬AI, AI 데이터센터다. 정부는 호남에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을 만들고, 충청에는 반도체 패키징 거점을, 영남에는 소부장·로봇 부품 전환 거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는 SK·GS·네이버가 1단계로 8.4GW 규모를 구축하고, 2035년까지 총 18.4GW로 확대하는 계획이다.

주류 언론이 먼저 주목한 쟁점은 투자 규모와 지역별 배분, 실현가능성이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실제 균형발전으로 이어질지,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제때 확보할 수 있을지, 기업 투자가 지역 일자리와 산업 생태계로 연결될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이번 발표는 3대 산업 육성안을 넘어 발전과 송전, 물 관리, 대규모 산단 조성, 기업도시 건설까지 포괄하는 일종의 경제개발계획이자 국토계획의 단초에 가깝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지역 공동체와 기후운동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한국에서도 프로젝트의 실현가능성과 산업적·지역적 이해관계를 넘어, 전기와 물과 땅을 누가 쓰고 그 부담을 누가 지는가를 둘러싼 전선이 열릴 수 있다.

편집자 코멘트

3대 메가프로젝트는 미래를 겨냥한다고 하지만, 그 작동 방식은 낯설지 않다. 특정 산업 부문, 소수 기업 투자에 전력·용수·부지·규제완화를 몰아주며, 그 비용과 위험은 지역과 공공이 떠안는, 발전국가 시대의 익숙한 방식이다. 첨단산업이 필요하다면 더 강한 공적 규칙도 필요하다. 정보 공개, 주민 동의, 기업 책임, 국회의 심의와 통제를 산업전략의 기본 조건으로 세워야 한다. 과거의 경제적 성과가 어떤 희생 위에 세워졌는지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사업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필요한 관점이다.


3대 메가프로젝트, 기대와 경고가 갈렸다

  • 정부 발표를 둘러싼 반응은 엇갈렸다. 한겨레와 경향은 사설을 통해 성장 둔화와 수도권 일극체제를 동시에 겨냥한 국가전략이라는 점에 기대를 뒀다. 대구·경북 정치권에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을 두고 입지 선정의 적절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곧바로 나왔다.
  • 시민사회와 진보정당의 반응은 비판적이었다. 에너지정의행동, 녹색전환연구소·참여연대·환경정의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과 물을 국가와 지역이 떠안는 구조를 문제 삼았고, 녹색연합은 이번 발표의 한 축을 맡은 기후부의 친산업 행보를 비판했다. 한편 녹색당은 3대 메가프로젝트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혐오는 어떻게 ‘응원 구호’가 되었나

  • 배재고와 광주일고 간 고교야구 경기, 배재고 덕아웃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듯한 응원 구호가 나와 논란이 됐다. 상대 학교가 광주 지역 학교였다는 점에서 단순한 야유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해당 학교는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를 밝혔다.
  • 문제는 극우적 역사왜곡과 지역 혐오가 ‘정치적 주장’이 아니라 장난, 밈, 놀이, 응원 구호의 형태로 유통된다는 점이다. 혐오가 놀이가 되는 순간 전파 속도는 물론이고 이를 교정하려는 시도도 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

현안 산적했는데 ‘재건축론’으로 옥신각신

  • 유시민 작가의 ‘재건축론’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 논쟁이 커지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외연 확장 노선을 어떻게 볼 것인지, 검찰개혁 지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두고 당내 신경전도 이어진다.
  • 당내 권력 투쟁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지만, 문제는 지금 정치권 앞에 놓인 현안의 크기다. 증시 호황에 가려졌던 양극화가 고용, 부채, 부동산을 시작으로 터지기 시작했는데 민주당 관련 기사 상당수는 ‘재건축론’, ‘친청’에 집중되어 있다. 3대 메가 프로젝트라는 국가적 규모의 기획이 세워지는 동안 전력, 용수, 에너지 전환 등의 문제에 대해 민의를 청취하고 조정하려는 노력도 잘 포착되지 않는다. 당내 투쟁을 하더라도 당면한 현안에 대한 해법과 책임을 두고 겨루는 것이 여당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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