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수 20화: 연대, 연합, 합당 / 부동산 정책의 틈

🎙️[모임 낙수(落水)]는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온라인 대화모임입니다. 아래는 2월 8일(일) 진행한 모임의 기록이며, 편집자가 재구성한 것으로서 발언자의 취지와 다를 수 있습니다.

연대, 연합, 합당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논의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의 문제부터 정청래 대표의 진행 방식 등 여러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낙수에서는 민주당-혁신당 간의 합당 이야기부터 진보정치의 연합 이야기까지 다뤄봅니다.

관련 기사: 정청래 “나도 몰라” 당내선 “밀약”…與 발칵 뒤집은 A4 7장 문서 / 중앙일보
관련 기사: (2024년 기사)정의당·녹색당 ‘선거연합정당’ 녹색정의당… 새 PI 공개 / 한국일보

  • 좀 구분해서 이야기해보자. 첫 번째는 정청래 대표의 의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 민주당의 승리를 위한 것이란 해석도 당연히 있고, 소위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 네트워크와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고, 조국을 차기 대권 주자로 만들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있다.
    • 결국 차기 대권 주자를 누구로 보느냐에 관한 싸움이 아닐까. 오히려, 그럼 친명이라 불리는 쪽은 왜 조국을 대권 주자로 보지 않느냐는 지점이 궁금하다.
    • 친명에서는 김민석의 입지도 있고,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문재인 정권 시기에 여러 측면에서 소외되었다는 해석도 있다.
    • 초선들까지 대거 반발하는 건 앞서 이야기한 정치 네트워크의 이해도 있겠지만, 지금 과정의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불만, 지방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의 난감함이 있을 것이다.
  • 그러면 의사결정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자연스럽게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보자. 현재의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의가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면, 합당을 위한 바람직한 의사결정 방식은 무엇일까. 일단, 전당원 투표가 맞을까, 지도부에 위임하는 게 맞을까.
    • 전당원 투표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충분한 숙의 절차도 없이 전당원 투표만 하는 건 최악의 수라는 걸 우리 모두 경험해봤기 때문에, 적어도 당협위원장 선이라도 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 합당은 달리 생각하면 ‘해산’과 유사한 과정 아닌가. 그러면 당연히 전당원 투표를 해야 한다. 그리고 반대로, 전당원 투표를 하지 않아도 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반대하는 당원의 규모가 수치로 드러난다는 게 부담일 수 있지만 그 부담이 전당원 투표를 해야하는 이유보다 크지 않다.
    • 두 당 합당 논의 중에, 혁신당의 여러 사회권 정책에 관해 민주당 내에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더라. 사회주의 프레임을 쓰는 것까지 봤다. 그런 게 밖에서 봤을 땐 제일 보기 안좋은 장면이다. 합당을 한다면 그런 정치적, 정책적 지향과 정체성을 조율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정책을 뒷전으로 두고 합쳤다가 그게 화가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 외부자 입장에서 두 당이 언젠가 합칠 거라면, 그 베스트 타이밍은 언제일까 생각해봤다. 지금 정부가 어쨌든 부동산 관련 드라이브를 더 걸까 말까 고민하는 것 같고, 아마 보유세까지 건드린다면 꽤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그럴 때, 민주당보다 조금 더 진보적인 정책 지향을 갖고 있는 혁신당이 부동산 공화국 해체에 힘을 보탠다는 명분으로 합친다면 그게 베스트가 아니었을까. 합당은 외부적 요인에 대처, 저항하기 위해 선택할 때 가장 효과가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민주-혁신당 합당 논의에는 딱히 외부적 요인은 안 보인다.
  • 다음 주제로, 그렇다면 진보정당이 지금까지 해왔던 연합 혹은 합당은 어땠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떠해야 할지 이야기해보자.
    • 진보정치 내에서의 연합, 합당도 결국 선거 임박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선거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사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서로 정강정책은 물론이고 당명부터 대표단 구성까지 숙의를 거쳐야할 문제들을 다 다루는 게 시간적으로 힘들다.
    • 근데 선거는 거의 매년, 적어도 2년에 한 번 정도는 있다. 언제든 선거 시즌이라는 취지로 연합 논의를 시작해도 된다. 문제는, 각 진보정당 내부 혹은 진보정당 간의 이슈, 그러니까 진보정치 내의 이유로만 합당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단 것이다. 즉, 우리 당도 힘들고 너희 당도 힘드니까 합치자는 건 안되고, 어떻게든 외부적 요인에 대응한다는 기획을 잘 해서 시작해야 한다. 가령,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2020년 총선에서 거대양당이 위성정당 꼼수를 시도할 때 정치 파괴에 대응하는 블럭을 만들겠다는 명분을 들어서 연합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래야 합당이 ‘사회적인 이벤트’가 된다.
  • 그럼, 진보정당들이 아주 적절한 연합의 기획을 갖춰서 이제 실제 연합을 시작한다고 해보자. 각 정당은 크기도 다르고 정파도 다양한데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갈 수 있겠나?
    • 일단, 연합체의 성격을 아주 견고한 단일 정체성의 정당이 아니라 느슨한 울타리 정도로 이해하자고 하고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기존 정당의 당세 크기나 정파 등에 의한 갈등은, 그냥 막 해보는 생각이지만, 최고위를 양원제처럼 분할해서 균일 할당 기구와 직선 기구로 나누는 등 여러 방법을 생각할 순 있겠다. 그래도 당내 선거에서 여러 경쟁이 있을텐데, 당권을 두고 다투는 경쟁은 제도 내에서 소화만 된다면 지금 진보정치에 오히려 필요한 경쟁 아닌가 싶다.

부동산 정책의 틈

대통령발 부동산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강력한 대출규제에 이어 올해 들어서는 서울, 수도권 내 공급대책, 다주택자를 겨냥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메시지가 계속 쏟아지고 있는 것인데요. 낙수에서는 개별 사안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큰 방향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관련 기사: [그래픽] 이재명 정부 발표 부동산 정책 / 연합뉴스
관련기사: 부동산 불평등 해소 위해 다주택과 비거주·고가 주택에 단호한 추가 과세 필요하다 / 정의당

  • 지금 정부는 다른 민주당 정부들에 비해서 시그널은 조금은 더 명확히 주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엔 세제는 안 건드린다고 했지만, 최근 보유세 관련 시그널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그리고 주식시장으로 돈이 옮겨가는 건 그 나름대로의 문제는 있지만 코인판으로 안가는 것만 해도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 하지만 서울 부동산 거래가 가능한 자산계층이 아니라 서민들에게 주는 시그널은 아주 적다. 공공임대 관련해서도 그렇고, 꼭 직접적으로 주택정책이 아니더라도 서민의 주택 매매와 간접적으로 연계되는 노후소득보장도 그렇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게 아니라 이른바 ‘벼락거지’의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들도 잘 안보인다.
  • 이번 1.29 공급대책에서도 드러났듯이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한 노력은 충분히 보인다. ‘다주택자 대 그 외’ 라는 구도를 만드는 것도 잘 보인다. 그런데 그보다 주택시장 전체가 어떻게 가야한다는 방향성, 서울 뿐 아니라 전체 주택정책의 방향성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
  • 강남 집값, 다주택자 잡는 정책은 액션이나 그 결과가 잘 보이는 정책이다. 그런데 전체 주택 시장을 놓고 봤을 때 그만한 자산형성이 불가능한 대다수의 사람들 입장에선 그냥 속이 시원한 것이지 내 주거가 나아지는 건 아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강남 주택시장이 서울, 나아가 수도권까지는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시장 격차가 이미 엄청나게 벌어진 시점이라 그런 효과도 사실 미지수다. 아무튼, 그렇게 잘 보이는 정책이 있는 반면, 서울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 등 애초에 서울 수도권에 살 유인을 줄이는 정책들은 어렵기도 하고 효과도 즉각 안 나타난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결국 그런 걸 해야 한다. 광역통합은 그 답은 아닌 것 같다. 반대의견이 있을 순 있지만 세제혜택부터 원격근무 활성화, 정부기관 이전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서 그 조금조금씩의 성과를 모아내야 한다.
  • 요즘 서울의 내국인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걸 눈여겨 보고 있다. ‘서울 집중’의 양상도 10년 전이랑 지금은 또 조금씩 다르다. 이렇게 빠르게 바뀌는 부분도 면밀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아마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들이 국힘과 구별하기 힘든 주택정책, 특히 정비사업 완화나 랜드마크 개발 관련한 정책을 엄청 내놓을 것이다. 결국 그게 청와대의 방향성에 배치될 수 있는데 그런 걸 잘 컨트롤해야 한다.

모색
모색

대안정치공간 모색 공식 계정입니다.

기사 : 96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