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낙수(落水)]는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온라인 대화모임입니다. 아래는 7월 2일(목) 에 진행한 모임의 기록을 편집자가 재구성한 것입니다. 실제 발언자의 취지와 다를 수 있습니다.
경북 안동의 녹색당 당선인
2026년 지방선거에서 허승규 녹색당 후보가 경북 안동시의원에 당선되었습니다. 보수정당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에서 녹색당 후보가 당선된 일은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번 대화에서는 허승규 당선의 조건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 다른 진보정당 당선자들도 있었지만, “경북 안동의 녹색당 당선자”, “한국 녹색당 최초의 당선”이라는 서사와 허승규 개인의 캐릭터, 성실성 등이 결합해 관심이 커졌다. 산불 같은 재난 상황에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행정과의 소통 필요도 높아졌을 때, 허승규는 주민의 문제를 전달하고, 라디오 등을 통해 계속 발화하면서 “우리에게 도움이 될 사람”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 시리얼 유튜브 채널 등 미디어 노출, 트위터 바이럴, 젊고 유쾌한 캠프 분위기도 주목도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
- 허승규 캠프는 논쟁적이거나 추상적인 구호보다 공공교통 개선 같은 의제를 통로로 삼았다. 공공교통은 주민에게 생활 편의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녹색당의 기후·생태 의제와도 연결될 수 있는 의제였다. 지역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당의 가치만 반복적으로 외치거나, 반대로 당의 가치를 완전히 버리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구체적 필요와 당의 가치가 만나는 연결고리를 찾는 일이다.
- 선거 구도 면에서는, 안동처럼 한 정당이 지역 권력을 오래 독점한 곳에서는 녹색당 같은 제3정당이 대안으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긴다. 반대로 수도권처럼 양당이 모두 권력을 경험한 지역에서는 유권자가 진보정당을 ‘대안’으로 떠올리기 더 어렵다. 과거 녹색당 후보들의 선전 사례도 1대1 구도나 지역 정치 균열과 관련이 있었다.
배재고 응원 논란 이후 — 혐오, 징계, 사과
배재고 학생들의 응원 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표현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고, 학교의 징계와 정치권의 반응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습니다. 이번 대화에서는 사건 자체보다 사건 이후 이어진 징계와 정치쟁점화, 한국 사회의 분위기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 명백한 잘못이고 징계를 받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응원 구호를 옹호할 여지도 없다. 그런데 학교나 사회가 평소에는 제대로 제재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더욱 문제적이다.
- 그리고 정치권은 이런 사건을 편가르기 소재로 활용하면서 그 과정에서 혐오 문화 자체보다 ‘어느 편이냐’를 가르는 정치적 라벨링 문제로 비화되었다. 징계와 사과 등 배재고 사건 자체의 처리는 물론이고 혐오 문화라는 사회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도움이 안된다.
- 이번 건과 별개로, 한국 사회는 문제가 생기면 사과를 강하게 요구하지만, 사과 이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사례나 문화는 부족하다. 그 결과 당사자들은 사과하기보다 “하지 않았다”거나 “문제가 아니다”라고 버티는 전략을 택하고, 논쟁은 더 극단화되곤 한다.
- 스탠드업 코미디, 유튜브, 릴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혐오를 내포한 유머가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제재받던 발화가 이제는 대중적 소비물이 된다. 도덕적 훈계로 대응하는 건 어렵다. 진보적 가치가 문화적으로 자연스럽고 매력적으로 녹아들게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3대 메가프로젝트 — 진보적 산업전략의 필요성
정부는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진보정당과 운동단체 안에서도 백지화 요구부터 조건부 검토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번 대화에서는 초대형 산업 개발 프로젝트 앞에서 진보정치가 무엇을 해야할 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 진보정당과 운동 단체의 입장문들도 백지화부터 조건부 찬성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였다.
- 진보정당은 생태, 민주주의, 재분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언어를 갖고 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생산하고 산업을 어떻게 조직할지에 대한 종합적 로드맵은 부족하다. 극심한 지역불평등, 경기 불황과 주식 활황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민간 기업 중심의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반대 의견이 힘을 얻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설득력을 얻으려면 대안적인 생산전략을 더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
- 이번 메가프로젝트는 단순한 개발사업이라기보다 민주당 정부가 내놓은 하나의 국가 산업전략으로 읽을 수 있다. 과거에는 중화학공업 중심의 국가 전략이 있었고, 이후에는 토건·부동산 중심의 성장 전략이 작동했다. 그 뒤의 공백 속에서 반도체와 AI가 새로운 국가 산업전략의 중심으로 등장한 셈이다. 반대 혹은 대안 제시 역시 개별 개발사업뿐 아니라 국가 산업전략에 대한 대안으로 이어져야 한다.
- 대기업·대자본·에너지 집약적 산업 전략을 그대로 따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산업·일자리 문제를 회피할 수도 없다. 지역 공공은행, 대안적인 농업, 협동조합 등 여러 조각은 있다. 이것을 국가와 지역의 경제 전략으로 조립하는 관점은 보강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