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살면 된다는 발상과 주택 공급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지난 7일 폐기되는 버스를 개조해 대학가 청년들의 단기 주거공간으로 제공하는 ‘버스 하우스’를 제안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황 의원은 암스테르담의 보트하우스를 사례로 들며 버스 한 대당 5천만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잡으면 5천억원으로 1만 세대를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을 도로 위 난민으로 만들 셈이냐”는 야당의 비판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황 의원은 게시물을 삭제했고,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해프닝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8월 13일 전후로 추가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서울과 수도권의 공공기관·학교·군부대 등 유휴부지를 추가로 찾아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 강남·서초 일대 그린벨트와 준공업지역을 활용하는 방안들이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에도 용산·태릉·과천 등의 공공부지와 유휴부지를 활용해 도심에 6만호를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편집자 코멘트
‘버스 하우스’는 임시주거든 청년주거든 공공주거든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발상이다. 여당은 해프닝으로 봐달라고 했지만, 이 장면에는 주택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을 우회한 채 새로운 건축 방식이나 눈에 띄는 아이디어로 공급 성과를 만들어내려는 태도도 비친다. 해프닝으로만 보기엔 고질적인 문제다.
버스를 개조하든, 모듈러 주택이나 목조주택을 짓든 그것만으로 주택 문제의 핵심은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집을 지을 땅을 누가 가지고 있고, 좋은 입지의 토지를 공공이 얼마나 확보하고 오래 보유할 수 있느냐다.
정부 공급대책에서도 몇 호를 더 지을 것인가만큼 공공이 보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토지를 얼마나 늘리고 지킬 것인가를 봐야 한다. 공공의 토지 선제 확보와 국공유지 매각 제한 등 공적 토지 기반을 넓힐 장기적 계획도 필요하다. 그런 조치 없이 유휴부지나 그린벨트를 하나씩 개발하는 방식, 특히 국공유지를 민간에 분양하여 개발하는 방식을 반복한다면 매번 공급이 필요할 때마다 땅을 찾아 헤매게 된다. 버스에 집을 만드는 등 ‘새로운 집’을 발명하는 일이 아니라 공적 토지 기반을 넓혀가는 게 대안적 주택 공급의 정공법이다.
데이터센터 10년 뒤 물 45배, 감당할 수 있을까
- 국민일보가 국내 데이터센터의 물 수요를 처음으로 추산했다. 지자체 간 AI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이 거센 가운데, 국내 차원에서 물 수요를 분석했다는 의미가 있다.
- 분석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새로 들어설 데이터센터를 감안하면 하루 평균 약 45만t, 현재의 45배에 이르는 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148만명이 하루 사용하는 양과 맞먹는다. 특히 폭염기에는 냉각수 수요가 하루 최대 148만t까지 늘어날 수 있다.
- 한전이 전력 공급 가능 판정을 내린 데이터센터 350개 가운데 134개(38%)는 현재 계획상 물 공급 여력으로 냉각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14개 지역은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서 2035년 물 수급 전망 자체가 ‘여유’에서 ‘부족’으로 바뀌었다.
더보기
- [단독]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 물 수요 예측… ‘물 부족’ 온다-국민일보 | 국민일보
- [인터랙티브] 목마른 AI, 닥쳐올 물 청구서 | 국민일보
- [참고] 아시아 데이터센터와 지역별 물 스트레스 | Planet Tracker
혁신도시 시즌1, 그 결과는?
- 산업연구원이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효과를 분석했다.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이전 이후 다른 비수도권 지역보다 고용과 임금이 더 크게 늘었지만, 효과는 주로 지역 서비스업과 혁신도시 인근에 집중됐다.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의 인구 유입은 2017년 이후 급감해 2023년부터는 오히려 수도권으로 순유출되고 있다. 특히 직업을 이유로 한 인구이동은 2022년부터 순유출로 돌아섰다.
- 보고서는 원인으로 공공기관을 10개 혁신도시에 나눠 이전하면서 생긴 ‘자원의 분산’과 ‘지속적인 성장동력의 부재’를 지목했다. 2차 이전에서는 잠재력이 높은 거점에 공공기관을 집중하고 기업·대학·연구소와 산업정책까지 결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 다만 수도권 집중의 해법을 다시 비수도권 내 ‘선택과 집중’에서 찾는다면, 지역 간 새로운 격차를 만들 가능성, 신도시 개발형 혁신도시가 기존 원도심의 쇠퇴를 부추길 가능성 등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더보기
AI 종사자들 “속도 조절 필요하다"…OpenAI 새 모델은 출시 연기
- 오픈AI가 차세대 모델 ‘아스트라’의 사이버 보안 능력이 자체 안전기준상 최고 단계인 ‘Critical’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강화된 보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일부 내부 활동을 중단하고 출시를 늦췄다. 앞서 앤스로픽도 Mythos 5가 자체 안전기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하고, 안전장치를 추가한 Fable 5를 일반에 공개한 바 있다.
- 한편 지난달 28일 시작된 캠페인 ‘Pacing the Frontier’에는 8월 10일 현재 1,367명의 AI 기업 종사자가 서명했다. 이들은 AI가 AI 연구 자체를 자동화하면서 기술 발전 속도가 인간의 이해와 통제 능력을 앞지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개별 기업이나 국가가 경쟁에서 뒤처질 것을 감수하며 혼자 속도를 늦추기 어렵다며, 미국 정부가 프런티어 AI의 발전 속도를 조절할 기술적·국제적 거버넌스 체계를 만드는 데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보기
- 오픈AI, 차세대 AI ‘아스트라’ 출시 연기… 사이버 보안 ‘최고 위험’ 등급 비상 | 한국일보
- Pacing the Frontier | Pacing the Frontier
함께 볼 소식
- [성명] 농업·농촌·농민을 말살하는 CPTPP 가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 정의당 농어민먹거리위원회
- [논평] 시기 놓치고 찔끔 개방? 상시개방 없이는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 못한다 | 환경운동연합
- Palantir Paid No Federal Income Tax. Its Global Tax Rate Is Just 1.4 Percent. | Truthout
- [논평] 반지하 폭우참사 4주기, 모두에게 안전한 집을! | 녹색당
- (영문) 사회주의자에게 스포츠란 뭘까 (Sportcialism) | DSA USA
- [신간] 자유민주주의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 대런 아세모글루 | 생각의힘
오늘의 숫자
1.4%
미국 정부와 대규모 계약을 맺으며 빠르게 성장한 데이터·AI 기업 팔란티어의 2025년 전 세계 실효세율은 1.4%에 그쳤다. 미국에서는 연방 법인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으며, 트루스아웃은 국제조세 연구단체 CICTAR 분석을 인용해 세액공제와 임직원 주식보상 등에 따른 세제혜택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독자 피드백
구독하시면 매일 아침 모색레터를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