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꺼낸 정치개혁, 교섭단체 15석에서 멈출까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현행 20석에서 15석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언급하며 “취약한 진보 세력의 현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진보 정치 세력의 맏형”으로서 ‘진보연대’를 실현해야 할 단계라며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선거제도 개편, 대선 결선투표제, 후보 단일화를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원내 소수정당들의 반응은 조금씩 달랐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지도부와 관련 논의를 한 적이 없다며 당론인 10석 완화를 요구했다.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교섭단체 요건 완화 논의가 다시 시작된 데에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진보당은 즉각적인 국회법 개정과 정치개혁특위 가동을 요구했다. 민주당과 이들 4개 정당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미 ‘대선 직후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결선투표제 도입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교섭단체가 되면 본회의 의사일정과 안건 처리, 상임위원회 운영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교섭단체 대표가 협의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법안 발의나 표결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의제 설정력과 협상력을 갖게 된다.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연구위원을 둘 수 있고, 정당 국고보조금 배분에서도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이 유리하다.
편집자 코멘트
20석을 15석이나 10석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구조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득표가 의석에 더 충실하게 반영되는 선거제도, 위성정당 문제를 반복하지 않을 장치, 새로운 정치세력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정당제도까지 정치개혁의 논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한편 대선 이전부터 논의되다 지지부진해졌던 정치개혁 과제가 지금 다시 ‘진보연대’라는 명분과 함께 소환된 맥락은 마뜩지 않다. 누가 ‘진보’냐는 질문은 차치하고, 용혜인 낙마와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악화, 여당과 대통령 지지율 하락 등 민주당이 어려움을 겪는 국면에서 정치개혁이 다시 전면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치개혁 의제는 기득권 정당의 상황 인식에 좌우되어서도, 원내 정치세력 간 이해득실에 갇혀서도 안 되는 과제다. 지금이라도 다시 꺼낸 것은 바람직하지만, 개혁의 범위와 논의의 속도, 자당의 유불리를 넘어서는 결단까지 보여줘야 할 것이다.
7년 만에 들어오는 미프진, 이제 남은 건 접근권
-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의 정식 도입을 추진한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7년 만의 제도 변화다. 현재 임신 9주 이내 사용을 기준으로 허가·심사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 1분기 도입을 목표로 한다.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하도록 한 이후 안전성 등을 검토해 약국 조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 공식 발표 하루 전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는 정부가 예고한 ‘가장 보수적인 방식’의 도입 방침을 비판하며, 원내 조제·투약과 반복적인 의료기관 방문이 실제 이용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발표 뒤 녹색당도 9주라는 사용 범위와 초기 2년간의 원내 조제를 재검토하고, 약국 조제 확대와 건강보험 적용 등 임신중지 의료를 공공보건체계 안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도권 쓰레기, 인접지역 넘어 전국까지 퍼진다
- 경향신문이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된 올해 상반기 서울·경기·인천에서 나온 생활폐기물 148만7900톤 가운데 5만7000톤이 비수도권에서 처리됐다. 충북·충남뿐 아니라 경북 5800톤, 전북 2800톤, 강원 1100톤 등 수도권과의 인접 여부를 불문하고 비수도권 곳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 직매립을 줄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발생한 지역이 폐기물 처리의 책임과 부담도 지는 것이다. 민간업체 간 계약으로 수도권 쓰레기가 장거리 이동하면서 일부 지자체는 반입 사실조차 사전에 알지 못했다. 수도권의 처리시설 부족을 지방의 소각시설과 환경 부담으로 넘기지 않도록 ‘발생지 처리 원칙’을 실질화할 대책이 필요하다.
메가 프로젝트의 물 계획, 동복댐은 감당할 수 있나
- 한겨레가 녹색정치랩 ‘그레’의 수자원 자료 분석을 단독 보도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동복댐은 기존 전남광주 생활용수 하루 30만톤에 더해 반도체 산단에도 하루 30만톤을 공급해야 한다. 하루 60만톤을 1년으로 환산하면 약 2억1900만톤인데, 그레가 2008년 이후 동복댐 유입량을 분석한 결과 한 해 들어온 물이 이보다 많았던 경우는 18년 중 3년에 그쳤다.
- 정부는 2022년 이전 유입량 통계가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고, 가뭄 때는 주암·장흥·보성강댐 등을 연계해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규모 산단의 입지와 규모를 먼저 정한 뒤 물·전력 같은 기반시설을 뒤따라 맞추는 방식이 적절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산업계획에 앞서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수자원과 생태적 한계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맥클모어 퇴출 뒤, 에드 시런 투어 아티스트들 줄하차
- 래퍼 맥클모어는 지난 4일 에드 시런의 미국 투어 뉴저지 공연에서 “Free Palestine”을 외치고 가자와 점령된 서안지구의 사람들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이스라엘계 미국인 단체가 퇴출을 요구했고, 일부 공연장 측이 맥클모어가 출연하면 공연을 열지 않겠다고 통보하면서 투어 기획사는 그를 남은 일정에서 제외했다.
- 맥클모어는 퇴출 뒤 장문의 입장문에서 “나는 피해자가 아니다. 진짜 피해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애런 로, 루카스 그레엄, 밴드 비오가 등 투어에 함께하던 아티스트들도 맥클모어의 퇴출에 반발하고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며 잇달아 투어에서 하차했다.
- 에드 시런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맥클모어 퇴출은 자신의 결정이 아니라 공연장과 프로모터의 결정이었다며, 자신은 중재를 위해 관계자들과 대화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다만 다양한 배경의 관객이 있는 만큼 자신의 직업적 영향력을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더보기
- (영문) 맥클모어 입장 전문 | 맥클모어 인스타그램
- ‘팔레스타인 지지’한 래퍼 퇴출 사태…에드 시런 공연 ‘보이콧’ 확산 | 노컷뉴스
- 에드 시런, ‘팔레스타인 해방’ 외쳤다 투어 쫓겨난 동료 가수 논란에 입 열어 | 경향신문
함께 볼 소식
- 與 내부 충돌로 법사위 파행… "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검찰 개혁이 무슨 상관이냐" | 한국일보
- [기자회견] 돌봄을 권리로 보장하는 「돌봄기본법안」발의 | 참여연대
- 이소영 후보자 지명은 철회되어야 한다 | 노동당
- (영문) 미국령 태평양 심해채굴, 주민들은 결정권이 없다 | Grist
- [논평] 반복되는 극단적 갈등에 지겨운 극적 타결, 시민들은 지친다 | 공공교통네트워크
- [논평] 10만원 배상 끝내 거부한 쿠팡, 국회는 즉각 집단소송법 제정하라 | 집단소송법제정연대
- [신간] 문화과학 127호 – AI 로동 | 문화과학사
오늘의 숫자
61.8%
중장년 1인가구에서 ‘사회적 관계망 부재’로 나타난 비율. 국회미래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만 40~59세 중장년 1인가구는 다인가구보다 외로움과 사회적 관계망 부재 등 7개 사회적 고립 지표 모두에서 더 취약하게 나타났다.
구독하시면 매일 아침 모색레터를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