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구의원 모르는 게 정말 내 탓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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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두 가지 질문을 해봅니다. 여러분이 사시는 곳은 몇 명의 기초의원(구의원, 시의원)을 뽑나요? 그리고 현역 의원은 누구인가요?

풀뿌리 정치가 중요하니 관심을 갖자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가끔이나마 구의회 모니터링을 하는 저도 가물가물합니다. 유독 지방의회는 그 선출과 활동 모두 무관심의 대상입니다. 정치에 열광적인 사회라는 걸 고려하면, 이 무관심은 유권자의 탓이라기보다 자치 권한의 수준 그리고 선출된 자들이 과연 정말 ‘나’를 대표하는가에 관한 감각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후자, 즉 지방선거 선거제도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5당은  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개혁진보 5당 원내대표 공동선언’에 합의했습니다. ① 기초의회 중대선거구(3인 이상 선출 선거구)를 2022년 지선 대비 확대, ② 광역의회 중대선거구 도입 적극 추진, ③ 광역의원 비례 비율을 지역구 대비 10%에서 상향 추진, ④ 이상의 내용 입법화를 위한 실무협의체 가동, ⑤ 4월 10일 이전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합의 내용입니다.

선거를 두 달 앞둔 상황까지 끌어오다 발표한 내용치고는 실망스럽습니다. 그나마 국회 내에서 선거제도 개혁이 논의되고 있단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예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로  완전 전환되어도 모자랄 시점에 여전히 ‘확대’라는 소심한 행보를 선택했고, 지방의회 비례대표 5% 봉쇄조항 폐지와 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은 ‘노력’의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더 참담한 문제는 선거구 획정입니다.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전북 장수군 선거구 획정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릴 당시, 관련 법 개정 시한을 2026년 2월 19일로 정했지만, 이미 벚꽃이 만개했습니다. 헌재 결정이 아니더라도 공직선거법 상의 선거구 획정 기한도 당연하다는 듯이 매번 어기고 있습니다. 매년 12월 정부 예산안이 법정 시한을 넘겨 통과되는 문제는 신문 1면을 장식이라도 하지만, 선거구 획정 기한 초과라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위법 행위는 그만큼의 주목도 받지 못합니다. 예산안처럼 ‘거대양당’ 간 갈등 이슈가 아니기 때문일까요?

“(지역마다)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이번 합의 관련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입니다. 당내 합의도 필요하고, 국민의힘과의 조율도 필요하단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정은 이해 받아야 할까요? 어떤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대의제 민주주의의 핵심 장치인 선거의 원활한 진행과 대표성 확보를 막을 수 있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선거를 둘러싼 제도 개혁은 늘 마지막 단계에 가서 그 ‘이해관계’에 의해 누더기가 되거나, 아예 거부 당하고는 합니다. 그렇다고 국회 밖 독립적인 기구에 맡기자니 그 기구의 공정성도 담보할 수 없고, 국회 입법권 침해라는 비판에도 부딪힙니다. 결국 유권자 시민은 밥상 차려지길 기다리는 것 외엔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으니 저런 배짱을 부리는 건 아닐까 삐뚤어진(?) 생각도 하게 됩니다.

다시, 우리가 사는 곳의 지방의원이 누구인지 물어봅니다. 유권자가 자기 동네 지방의원이 누군지 모르고, 선거에서 몇 명한테 투표하는지 모르는 게, 유권자의 민주 시민 소양이 부족해서일까요? 선거구조차 제때 정하지 못하고, 대표성을 넓히는 개혁안마저 이해관계 앞에서 깎아내리는 정치가 먼저 부끄러워해야 할 일 아닐까요. 정치인들 자신의 최소한의 ‘직업적 소양’부터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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