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의 실험과 가능성의 기록: 2010년대 새로운 정당 운동의 유산화』를 연재합니다. 본 연재는 2024년 10월 제주에서 ‘다른 정치의 본령'(이하 다정본) 주최로 열린 워크숍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며, ‘대안정치공간 모색’이 공동 편집하였습니다. 다정본은 녹색당, 정의당 등 정당 활동 경험이 있는 연구자와 활동가가 모여 정당과 정치조직화에 관해 탐구하는 모임입니다.
※ 글에 관한 의견 및 토론은 댓글 또는 teammosaek@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토론문 게재를 요청하시는 경우 검토 및 편집을 거쳐 게재할 수 있습니다.
2부. 녹색당 12년 돌아보기
지역당의 여건, 반등의 가능성
김형수
서울녹색당 사무처에서 일했다. 2020년 당내 갈등 및 위성정당 사태 과정에서 탈당했음. 현재 귀촌 후 시민단체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지역에서 권력과 불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녹색당에서 지역정당의 위치와 이상
녹색당은 풀뿌리민주주의를 당의 강령으로 표방하면서, ‘지역’을 중앙과 대비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가장 최초의, 최소의 단위로 강조한다. 또한 강령에서는 권력이 집중된 중앙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지역을 토호들에게 장악된 근본적 개혁의 대상으로서 지역을 지목하고 있다. 즉, 강령에서 ‘지역’은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개혁의 대상이자, 이상이 실천되는 정치적 공간으로서 반복적으로 호명되고 있다.
이에 녹색당 및 당원들은 다른 정당과는 달리 중앙당이 아닌 전국당을 전국적 사무 단위로 구성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지역당 간의 풀뿌리 연합 정당이라는 점을 매우 중시한다. 녹색당을 구성하는 조직 원리로서의 기본 단위로 지역은 녹색당 내에서 아래로부터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당내 정치 단위라 할 수 있다. 이에 녹색당은 당내 핵심적인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전국위원회에 광역단위 뿐 아니라 기초 지역(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지역 모임) 또한 전국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한 바 있다.
이런 정치적 목표라면, 지역당은 전국 단위의 주요한 정치적 결정을 행사하는 역할을 함(연합체로서의 정당)과 동시에 지역에서 지역 정치를 바꿔나가야 하는(중앙에 치우치지 않는 지역 정치의 개혁) 이중적 과제를 수행해야 했다. 단지 중앙(혹은 전국)의 지침에 따라 움직이거나 중앙의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당이 전국을 결정하고, 지역당이 지역 정치를 개혁해나가는 것이 강령에 비춰본 이상적인 지역당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지역당이 상당한 역량과 역할을 발휘할 것을 전제한 목표라 할 수 있다. 지역당은 전국적인 정치적 문제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과 정무적 판단을 갖춰야 하며, 동시에 지역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회적 문제에 대해 지역 토호 권력과 대립하면서 지역을 바꿔나갈 수 있는 정치적 역량들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쉽지 않는 문제라는 점을 모두가 다 인식하고 있다. 중앙보다 지역은 사람도, 돈도, 조직도, 정책도, 연대도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당이 그런 역할을 제대로 발휘했는가 보다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창당 이후 지역당이 성장했는가를 물어야 한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는 어떤 유산도 공유하기 어렵다. 녹색당 정치의 다음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능했고 불가했는지에 대해 그 이유를 따진 후 전망했을 때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사회적 유산화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 녹색당이 처한 현실적 조건
그렇다면 왜 지역 녹색당은 강령이 목표로 했던 지역당을 만들어내지 못했는가? 지역당이 어떤 조건 속에 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먼저, 지역당은 한정된 재원 등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해 최소한의 조직 활동을 위한 인력조차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실무 인력이 있는 지역은 광역당 수준에 불과하며 기초 지역(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지역당)은 실무인력 배치를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광역당 상황이 더 나은 것도 아니다. 광역당이 감당해야할 조직의 범위는 너무 넓기에 당원 관리와 당원 모임만으로도 광역당 활동이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가령 서울의 경우 광역당 사무처 활동가 1인이 25개 당원 모임을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모임을 월 1회 지원하더라도, 매일 25개 지역을 오가야 한다. 면적이 넓지 않은 서울이야 25개 지역을 사무처 활동가가 이동할 수 있다 하더라도, 비서울의 경우 광역당이 기초 지역 모임 지원을 위해 이동해야 할 물리적 범위가 너무 넓다. 당원 모임 지원(및 조직)만 해도 소수의 사무처 활동가가 감당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적극적인 지역 정당 활동을 하기위해서는 당내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하는 지역 녹색당 운영위원들의 자발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 운영위원들이 실질적 운영 주체이자 지역당의 책임주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당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지역 녹색당의 핵심적인 활동 주체인 운영위원들이 어떤 조건에 처해있는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지역 녹색당 구성원리 : 가장 보통의 민주주의
녹색당은 기초 지역의 운영위원이 광역당 운영위원을 한다. 운영위원회는 지역 녹색당의 주요 사안을 논의하는 의사결정기구로 실질적인 업무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이다. 일상적인 결정은 운영위원장이 하더라도 월 1회를 운영위원회를 통해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집단지도체제를 구현하는 핵심 기구라 할 수 있다. 지역에서 운영위원은 대체로 총회를 통해 선출되는데, 총회에 참석한 구성원들 중 자천과 타천을 통해 운영위원들이 구성되고 그중 2인이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광역당 단위의 운영위원장은 창당 지역의 경우 지역 당원 총투표로 선출되지만, 현재는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당원 총투표가 아닌 연 1회 당원 총회를 통해 선출되는 것이 현실이다. 광역당의 운영위원장은 전국위원회 위원으로 전국당의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집단지도체제의 일원이 되기 때문에, 전국당과 지역당의 운영위원회 구성원리는 동일하다. 지역당 단위의 운영위원회 구성이 곧 전국당 전국위원회 구성에 직결되기 때문에 지역당 운영위 구성은 전국당 운영위(전국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지역당 운영의 핵심이자 중추인 지역당 운영위원회 구성과 조건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평범한 사람들의 자유로운 연합, 가장 보통의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녹색당은 대체로 정당 경험이 없는 당원들이 추첨을 통해 운영위원이 된다. ‘평범한 당원의 정치’라는 녹색당의 조직 원리(혹은 지향)는 정치와 일상을 분리하고, 시민들의 선거 참여와 선거 이후 정치 참여가 단절된 한국 정치 상황에서 시민들의 정치 참여의 문턱을 낮춘 시도였다. 지배받는 자가 지배한다는 민주주의 원리상 누구나 정당 조직의 주요 지도력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새로운 정치 문화이자 평범한 시민의 ‘정치인-되기’라는 점에서 매우 새롭고, 급진적인 실험이었다.
그런데 운영위원은 집단 지도력의 핵심으로, 지역당의 운영과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즉, 정치적 이상을 바탕으로 정치활동 및 정당운영을 기획하고, 부족한 사무처의 실무력을 보충하면서, 지역 내 조직활동과 정치활동의 역할을 할 것을 기대받는다. 이를 사전에 이해하고 있었는지와는 무관하게 이런 역할들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추첨이라는 우연성에 기댄 보통의 민주주의는 운영위원에 대한 역할 기대와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현실이 충돌할 때 매우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 우연히 당원 총회에 나와 운영위원이 됐을 뿐인데 기대되는 정치적 역할은 매우 높은 역량을 요구한다. 대체로 운영위원을 할 생각으로 당원 총회에 나왔던 것도 아니며, 요구되는 정치적 역할을 할 역량도 없고, 혹은 상황도 되지 못하는 것이다. 설사 역할을 감당하고자 하더라도 지역당이 운영위원들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거나 활동 기반을 마련해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결과적으로 지역 녹색당의 지도체제는 운영위원들의 자발성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지역당 운영위원들 또한 별도의 생업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매우 한정된다. 자발성은 개별 운영위원들의 사회경제적 요건에 좌우되는데, 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하며 상대적으로 생계에 구애받지 않는 전문직, 자영업자 등이 상대적으로 지속적인 운영위원의 역할을 하게 된다. 녹색당의 구성 자체는 매우 급진적인 보통의 민주주의였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평범할 순 있지만 ‘보통’이 아닌 여건에 있는 사람들만이 자발성을 발휘해야 하는 보통의 민주주의의 역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발성에 의존하게 되면, 운영위원들의 여건과 상황에 따라 잦은 인물 교체가 일어날 수 있기에 장기적인 비전과 기획이 형성되기 어렵다. 설사 인물 교체가 빈번하지 않더라도, 허약한 자발성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운영위원으로서 요구되는 역할이 특정 인물에게 가중되지 않도록 부담을 낮춰 조직된 운영위가 사고 지역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된다. 연대활동, 전국위원회 참석, 당원 모임 참석 등 역할의 분담이 이뤄지게 되고, 결국 책임의 분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자발성에 기댄 운영위 구성상 책임을 요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집단지도체제 자체가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 명확하지 않기에 책임이 분산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상황적 이유, 구조적 이유가 다 맞물려 있는 것이다.
다만 자발성에 기댄 집단지도체제가 형성 유지되는 지역이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형식적으로 사고 지역이 아닌 경우는 취약하지만, 자발성에 기댄 집단지도체제가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제주 지역당은 2018년 도지사 선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속하는 지역당 모습에 근접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다.
지역 녹색당의 대응은?
이렇다 할 상황을 타개할 수 없는 여건에서 지역당은 선거에 후보를 출마시키는 정도로 대응하며 지역당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 정치를 개혁하는 과제보다도 녹색당을 알리기 위한 홍보성 선거 참여가 주를 이룬 경우가 많았다. 지방선거 등 이후 지속적인 지역활동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반복되지만, 출마한 후보들이 지역당을 떠나면서 꾸준한 지역 정치 활동이 정체 혹은 중단되고 지역 내 정치활동도 침체되고 있다. 창당 직후부터 늘었던 지역당 출마자 수는 최근 들어 줄어들고 있고, 당원 모임도 침체하고 있다. 가장 지속적인 당원 모임이 있다면, 광역당의 운영위원회 정도라 할 수 있다. 지역 사안별 연대 활동도 쉽지는 않지만, 소수의 지역별로 명맥은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문제로 안정적으로 지역정당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려는 노력이 지역당 차원에서 있기도 했다. 활동가 인건비를 자체 모금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또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하는 지역당 운영위원들이 다시 자발적으로 지역당 강화를 위해 운영위원회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단순히 추첨에 의한 우연성에 기대기 보다는 운영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명확히 인지한 상태로 지역당 활동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들을 하는 것이다. 중앙 정치의 영향력이 큰 상황, 진보 정치의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에서도 광역당 단위별로 꾸준하게 모임을 이어 나가는 등의 활동이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지역 안에서 이렇다 할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 보니, 지역 대표성을 띤 전국위원회 구성원들은 녹색당의 국회 진출을 통해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자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녹색당은 의회 진출을 절체절명의 과제로 두고, 최근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의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고자 했다. 이런 전국당 차원의 선거전략 수립에서 의사결정의 주체는 전국위원회를 구성하는 지역당 운영위원이었다. 전국위원회 내부 논의에서 지역당 중심 혹은 지역당을 우선에 둔 전국당 차원의 자원 배치 및 전략 수립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나, 원내진입이 반복적으로 최우선 목표가 되는 것을 볼 때 전국당 중심의 의회 진출 전략은 지역당의 동의에 따른 결과라 할 수있다.
물론, 2024 선거 전략 수립 과정 등 의회진출 우선론은 전국 대표단과 사무처 중심의 강력한 의견 개진에 의한 전국위 내 다수인 지역당 운영위 대표들의 수동적 동의의 결과라는 식의 비판적 해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피상적인 진단에 가깝다. 현상을 결과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동적 동의를 결과하게 된 지역당의 상황과 여건이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살피는 것이 더욱 더 정확한 문제 진단이며, 왜곡 없는 현실 인식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왜 2024년 선거 전략 등 전국당 강화와 의회 진출 우선주의에 대해 전국위원들이 동의했는가를 묻는 것이 더 유효한 질문이라 할 수 있다. 지역 내에서 지역당의 활동을 강화할 수 없는 현실(운영위 구성 원리와 재정 및 조직적 역량의 부재 등), 이에 따른 지역당 운영위원의 분산된 역할과 책임 구조, 여기에서 파생된 대표성을 자임할 수 없을 정도의 집단 지도체제와 지역당 운영의 취약성 등이 반영된 결과가 전국당 중심의 자원 집중과 의회 진출 우선 전략 수립에 대한 동의로 이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전국당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전략이 나오게 된 지역당의 현실이 더 근본적인 논의의 대상과 극복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럼, 전국당이 지역당 강화에 더 집중했어야 했는가?
지역 운영위들의 자발성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체계를 만드는 것, 혹은 이상적인 지역당 활동의 조건을 만드는 것은 어느 단위에서 할 수 있었던 일이었을까? 대체로 사무 인력이 많고, 많은 권한 혹은 권력과 자원을 배치할 수 있는 전국당의 역할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전국당이 과연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인가? 혹은 이것을 전국당의 책임으로만 부과하면 되는 것인가란 질문은 남을 수밖에 없다.
지역당 지원 혹은 강화라는 방향성은 타당하지만, 한정된 재정과 인력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내부 정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만, 전국당이 모든 지역을 다 챙길 수는 없다. 그런 상황에서 내부 자원 배분에 지역별 편차 혹은 시차가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인데(가령 전략지역구 선정을 생각해 보면, 특정 지역에 먼저 자원이 배치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결국 이 내부 정치의 당사자들은 지역당이자 그들의 대표성을 띠는 운영위원(전국당 차원에서는 전국위원)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앞서 지적했듯 지역 운영위원 중 어느 지역이, 혹은 어떤 위원이 그 역할(내부 정치와 그에 따른 의견 개진, 책임과 역할의 행사)을 자임할 수 있었겠는가? 설사 그 역할을 자임해 전국당의 자원을 특정 지역에 배분한다고 했을 때 해당 지역은 전국당의 선거결과에 대한 평가만큼, 집중지원에 따른 결과에 대해 평가받고 책임질 준비는 되어 있었던 것인가?1 지역당의 여건, 운영위원의 구성 과정 등을 고려해 보면 전국당 차원의 ‘이상적인 지역당 강화 전략’ 결정은 힘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반등 가능성, 변화의 계기?
최근 지역 녹색당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면, 책임을 자임한(혹은 운영위원에 대한 기대 역할을 인지하고 있는) 지도력(리더십)이 출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마포, 경북 안동 등 몇몇 지역의 특정 인물들이 선거와 선거 사이의 지역당 활동을 자임하면서 운영위원회라는 집단지도체제의 구성원이 되어 지도력(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2 또한 몇몇은 선거 출마자이며, 향후 선거에서 잠재적 출마자로서 녹색당을 각인한 인물이기도 하다. 인물(정치인)-지역당내 리더십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지역당 활동의 구성 요소의 유기적 결합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당은 집단지도 체제임과 동시에 우연성(추첨)과 자발성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는 지속되고 있다. 결국 자발성이 지역당 강화 혹은 이상적인 지역당 활동으로 뿌리내릴 수 있으려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여건(더 나아가 개인의 정치적 경험치와 역량)에 따라 자발성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당내의 지원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정된 자원 내에서 특정 지역에 더 많은 자원을 배치하게 될 때 어떤 지역을 우선할 것인가에 대한 당내 정치가 작동해야 한다. 이때의 당내 정치는 지역 대 지역의 구도가 되는데, 아직 표면화 된 적 없는 지역 대 지역의 갈등 구도가 일정한 합의로 성과를 내야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는다.
한편, 자발성과 우연성에 기댄 집단 지도체에 어떻게 책임성과 지도력을 갖추게 할 것인지, 구성원리를 전환할 것인지(추첨에서 선출제로 전환, 1인 대표 체제 도입 등 우연성 요소 제거) 아니면 급진적인 실험을 지속하되 집단지도력의 역량을 강화하는 또 다른 방안(대체로 재정력을 동원한 생계비 지원 등 직업 정치인 만들기)을 마련할 것인지도 중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전국위원회라는 집단지도체제가 당내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과열될수록 지역당 운영위원이 지역당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을 소진하기에, 지역 운영위원이 지역당에 집중할 수 있는 정치문화 혹은 당내 구조를 재편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전국당 전국위원회 역할과 구성 방식을 달리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보통의 민주주의로 추첨제를 채택하는 대의원제를 개편하는 것만큼이나 전국단위 의사결정의 구조적 전환이 우선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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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 전국당이 평가 받는 만큼, 더 나은 변화와 선택을 위해서 지역당 또한 평가 혹은 성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책임과 평가 없는 의사결정은 실패 혹은 과정으로부터 아무것도 남기거나 학습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 거칠고도 쉽게 이야기하면, 강한 의지를 지닌 정치를 해보겠다는 인물이 출연한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달리 말하면 우연에 기대지 않은 의지를 지닌 자발성이 지역녹색당에서는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